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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걱정하는 성격이라 대체로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어떤 일을 시작하고 벌이는 것도 부담이 먼저다. 편입을 생각하고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던 때에도 마찬가지였지만, 대학원에 입학해서는 아예 모든 것, 특히 바라는 것일수록 3년 후로 미루어 왔다.
가벼운 마음으로 서랍을 정리하고, 그림이나 기타를 배우고, 운전면허증을 따고, 갖고 싶었던 사진기를 장만하여 배낭여행을 떠나는 소소한 일상, 이제 1년 후쯤이면 가능할 수 있을까. 빈 눈만 깜빡이며 불안과 무기력에 빠져있는 동안 하릴없이 나이는 먹었고, 나는 나의 이력과 젊음조차 아득하고 낯이 설다. 잦아지는 자괴감과 무력감에 드디어는 몇 가지 벌을 부과하였다. 그 중 하나가 오전반 요가에 등록한 것인데, 굳이 벌이 된 이유는 그렇게나 불러야 그나마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오래 미루어 온 운동을 아침 일찍 마치고 도서관으로 가자는 계획은 어쨌든 바람직하기까지 하다. 일단은 기대했던 것처럼 적성에 맞는 것도 같다. 제자리에만 앉거나 누워서 엎치락뒤치락거리면 된다는 것과 애써 무리할 필요 없이 편안한 정도로만 하면 된다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든다. 또 운동을 마친 후에 맨발로 무릎을 세우고 앉아 책을 읽는 시간과 경복궁과 삼청동입구, 혜화성당을 앞을 거치는 한가한 오후의 버스가 좋다. 물론 그로 인해 대면하게 되는 괴로운 아침과 서글픈 몸뚱이와 주책없는 낮잠과 어지러운 감상과 게으른 회피들도 좋아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맑아지는 초조한 시간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성실한 자기발전과 삶의 책임과 노력의 결실 따위의 싱거운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나의 로망과 달콤한 인생에 대하여 생각한다. 그럴 때면 우우우, 하는 슬픔 씨('뉴욕삼부작')의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다. 이야기 어느 깊은 가을 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히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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